청명한 가을 날씨. 운전대를 잡은 마음이 구름 되어 떠돈다. 누렇게 물든 가을 들판처럼 속이 꽉 찬 사람이 됐는지 앞서가는 걸리적거리는 트럭도 밉지 않다. 이처럼 느긋하게 움직이다 보니 가야산(1,433m) 들머리에 오전 10시 20분에 도착했다. 간간이 등산객과 마주칠 때면 경쾌한 인사가 절로 나왔다. 날씨만큼 마음도 맑았다. 천천히 오르는데 마침 혼자 오르는 젊은이 한 명이 옆을 추월해 올라간다. 어디까지 가냐고 묻자 정상까지 간단다. 잠시 갈등하다 이내 “같이 가자”하고 의기투합했다. 느림보 거북이처럼 오르다가 날다람쥐 같은